차동렬 이사장
인사말
자연은 언제나 인간보다 먼저 존재해 왔고, 인간의 선택과 상관없이 스스로의 질서를 지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람은 멈추지 않고 흐르고, 태양은 매일 같은 자리에서 떠오르며, 물은 순환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반복 속에는 수십억 년에 걸쳐 형성된 과학적 원리와 생명의 균형이 담겨 있습니다. 자연은 말하지 않지만,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에너지원의 부족이나 기술적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 과학을 활용하는 방식, 그리고 미래 세대를 고려하지 않은 선택들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나 무한한 자원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자연은 공존의 대상이며, 이해의 대상이며, 과학을 통해 배우고 존중해야 할 삶의 기반입니다.
과학은 자연을 파괴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언어입니다. 바람이 왜 불고, 어떻게 움직이며, 어떤 조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일은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는 과정입니다. 과학적 이해는 인간의 편의를 넘어서, 자연과 사회를 함께 살리는 선택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가치를 가집니다.
우리 재단은 이러한 인식 위에서 출발했습니다. 자연을 존중하는 시선으로 과학을 바라보고, 과학의 성과를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연결하며, 에너지를 다시 사회와 문화 속으로 환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에너지를 단순한 기술이나 산업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습니다. 에너지는 삶의 방식이며, 사회의 구조이고, 미래를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풍력 에너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에너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바람은, 자연이 인간에게 내어준 가장 순수한 선물 중 하나입니다. 바람을 이용한 에너지는 자연을 소모하지 않으며, 남김없이 사용한 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이 순환의 구조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루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재단은 풍력 에너지를 중심으로 자연과학적 연구, 에너지 기술 이해, 그리고 문화적 확산을 함께 추구합니다. 연구와 기술은 전문가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과 청소년, 미래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에너지 전환은 정책이나 산업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사회 전체의 인식 변화와 공감이 함께할 때 비로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자연과 과학의 연결을 설명하고, 문화와 콘텐츠를 통해 에너지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바람과 에너지, 과학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특정 집단의 담론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공의 언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재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를 통해 에너지는 더 이상 어렵고 먼 개념이 아니라, 삶과 자연을 잇는 친숙한 가치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재단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에너지 전환은 특정 지역이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되며, 지역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지역의 바람, 지역의 자연, 지역의 삶을 존중하는 에너지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현실적인 해답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재단은 자연을 향한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겠습니다. 과학의 발전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고, 그 결과가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겠습니다. 에너지를 통해 성장하되,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과 성과를 사회와 투명하게 공유하며, 더 많은 이들이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자연 속에서 답을 찾고,
과학으로 그 답을 해석하며,
에너지로 미래를 밝혀가는 일.
그 여정의 중심에서 우리 재단은 언제나 자연과 사람, 그리고 다음 세대를 함께 바라보겠습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건강한 생태계,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한 길에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